“있잖아, 오노군! 들어봐. 아이바상이, 어제 길에서 고양이를 주워왔지 뭐야.” 오노네 집 소파에 앉기가 무섭게, 니노미야는 속사포처럼 말을 뱉어내었다. “아, 그래? 키울거래?” 심드렁하게 묻자, “그런 거 같애. 좀 전에 신나서 고양이 용품 사러 나갔어.” 고양이를 기르겠다며 잔뜩 흥이 나서는 니노미야를 홀로 버려둔 채 쭐래쭐래 나가버린 건 아이바 녀석...
달도 없는 밤이었다. 가로등 불빛에 가려 별빛조차 희미한 이런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자면, 그리워지는 하늘이 있다. 지금 그곳으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다시는 볼 수 없는 그 별이 총총한 하늘은, 지금은 기억마저 아득하다. 정말로 그런게 있었는지조차 가끔 의심스러워질 만큼. 뻐근한 고개를 내려 정면을 바라보았다. 어깨에 멘 서류가방의 끈을 고쳐메었다. 뚜벅...
'커피를 마셨다.'로 시작하는 글쓰기 W. Micostella 커피를 마셨다. 거기까지 쓰여진 빈 원고지에 멍하니 시선을 두었다가 펜을 내려놓았다. 벌써 몇번째인지 이제는 열손가락으로도 헤아리기 모자랄 만큼 반복된 행위. 커피를 마신다는 소재는 너무 닳고 닳았으니 쓰지 말라, 쓰지 말라, 침 튀기며 강조할 때는 언제고, '커피를 마셨다.'로 시작하는 글을 ...
그러니까, 내가 싫다고 했잖아. 짜증나는 새끼들. 여기서 나가기만 해봐. 아주 그냥 다- 이를 박박갈며 털썩, 의자에 주저앉아 내려다본 제 흰색 스니커즈가 구질구질한 회빛을 띠고 있다. 그나마도 이 공간의 어둑함에 보일듯, 말듯. 어느 강의실에선가 질질 끌려왔을, 몇십년의 세월을 거친 증거라도 되듯 쿠션 부분이 다 터져 솜이 비어져 나온 인조 가죽의 의자가...
*짤막한 에피소드 중심의 옴니버스 시리즈입니다. 앞뒤의 이야기들을 읽지 않으셔도 내용 이해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 ) 대학 이야기 3. 그곳에서 생긴 일 (2)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누구에게 비는 줄도 모르고 그저 읊조렸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영영, 너를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만 같아서. '수술 중'이라는 빨간 등이 너무나도 비현실적...
*짤막한 에피소드 중심의 옴니버스 시리즈입니다. 앞뒤의 이야기들을 읽지 않으셔도 내용 이해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 ) 대학 이야기 1. はじめまして "헤에- 휴학 하셨던 거구나.""응.""1학기도 아니고, 1년?""응.""등록금 때문에요?""아니.""에, 그럼 왜요?""...자키야마... 너... 그걸 꼭 지금...."끼익. 끼기긱. 털털털털. 금방이라도...
*짤막한 에피소드 중심의 옴니버스 시리즈입니다. 앞뒤의 이야기들을 읽지 않으셔도 내용 이해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 ) 끼익-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앞으로 숙인채 옹그려 굽은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새까만 뒤통수가 동그랗다. 기타를 잡은 손이 바삐 움직이고 리듬을 맞추어 연방 끄덕이는 모양새를 한참 눈을 꿈벅이며 내려다 보다가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섰다....
발길 닿는대로 방랑하는 떠돌이란 어디에나 있는 법이지만, 특히 이런 깊은 산중에는 저마다 사연 하나씩을 걸머지고서도 그 무게를 드러내지 않는 인자한 미소를 머금은 이들이 많았다. 그도 아마, 그런 부류의 하나였으리라. 쪽문에 길게 드리워진 발을 한 손으로 걷어내며 들어섰을 때부터 그 사내는 모든 이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행색을 하고 있었다. 좀처럼 ...
달칵, 문이 열렸다. 저벅저벅 발소리가 나더니 2인용 소파 한쪽이 너의 무게만큼 푹, 하고 꺼졌다. 저편의 탁자 딸린 간이 의자가 끼긱하고 바닥 긁는 소리를 냈다. 아마도 너는 제 다음 차례로 촬영에 임하는 아이바에게 손을 흔들었으리라. 쿵, 문이 닫혔다. 그럭저럭 넓은 대기실에 둘만이 남았다. 시선이 잠시 머무는 것이 느껴졌지만, 돌아보지 않았다. 그러다...
* 마이가 설정 기반의 사부로와 시로, 그리고 형제들의 이야기입니다. * <그저, 그 뿐인 일이었다.>의 비하인드격 이야기입니다. 먼저 읽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어느 나날들의 회고록 W. Micostella 1. 고로가 몹시도 아팠다. 독감이란다. 유치원에서 옮은게 틀림 없다며 시로를 끌어 안고선 지로는 안절부절을 못했다. 나는 손을 꼽아서 ...
* 마이가 설정 기반의 사부로와 시로의 이야기입니다. 그저, 그 뿐인 일이었다. W. Micostella 코끝이 빨개지도록 추운 밤이었다. 간밤에 내린 눈이 덜 녹아서 여기저기 살얼음이 얕게 깔린 큰길을 지나, 두번째 갈림길에서 오른쪽. 가로등 불빛 하나 없는 골목이지만, 여기서 얼만큼 더 걸어야 우리집 대문인지 쯤은 이제 눈 감고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慣れない君 W. Micostella 언제나와 같은 하루였다. 네 집에 오는것에 구실이 필요한 때는 이제 지난지 오래다. 연락 한 통 없이 현관을 들어서는 나를 보고 너는 이제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 "왔어?" "응." 간단명료한 단답의 주고받음이면 그만이었다. 마침 나베를 끓이고 있었다며 부엌으로 분주히 돌아가는 네 뒤를 어슬렁 어슬렁 좆아 간 식탁에는 ...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